어제는 직원 아들래미 돌이라 하여,
이른바 퇴근시간에 길을 나섰다.
나의 애마 로시난테는 그 시간에 길을 나서는
까닭이 제법 궁금했으리라.
가뜩이나 엉켜 있을 시간에 비까지 더하니,
서울 교통은 그야 말로 '닫힌 방'이여,
'타인은 곧 지옥'이라는 사르트르의 말 뜻을 알 듯도 했다.
실수로 버스전용중앙차로에 들어 서고 말았는데,
이 놈의 차로가 제법 웃기다.
벗어 나가고 싶어도 나갈 곳이 없는 것이다. 한동안...
버스정류장에서 정차중인 버스 뒤에
달라 붙어 있어야 할 때의 참담함이란...
실수를 깨달으면서도, 돌아서지 못하고
앞으로 더욱 더 나갈 수 밖에 없다니...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으로 몰아쳐 가는,
더 이상 주체로서의 나를 인정해 주지 않는,
버스전용중앙차로,
네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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