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높푸른 하늘 2005. 3. 2. 09:48
것 참...!
때아니게 3월에 눈이 온답니다...
아마도 1~2월에 너무 눈이 오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쉬웠던 게지요...

 

하늘이 주신 기회?!

눈을 핑계로 저는 오늘
애마를 지하 주차장에 매달아 놓고,
한잔 먹을 궁리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샤갈의 마을에는 3월에 눈이 온다지요?

때늦게 오는 눈발을 맞으며,

혹은 창밖이 내다 보이는 찻집에 옹송거리고 앉아,

시 한수 읊조려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김춘수님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입니다...^^*

 

샤갈의 마을에는 三月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靜脈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靜脈을 어루만지며
눈은 數千數萬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三月에 눈이 오면
샤갈의 마을의 쥐똥만한 겨울 열매들은
다시 올리브빛으로 물이 들고
밤에 아낙들은
그 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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