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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t Schilling...
높푸른 하늘
2004. 10. 20. 14:24
나는 특별히 야구광도 아니고... 지들끼리의 1등 다툼을 'World Series'라고 거들먹대는 ML의 팬은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오늘 Red Sox의 Curt Schilling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투수가 공을 던질 때 기둥 역할을 하는 오른 발목의 건막이 찢어진 부상을 안고, 불같은 투혼으로 눈부신 호투를 보여준 Curt Schilling...
핏물이 밴 그의 빨간 양말...
물론 그는 야구 규칙상 '승리투수'가 되었고, 이는 9회말이 끝나는 순간 확정되는 것이지만...
"그것과는 무관하게, 그는 이미 '승리투수'였다."라고 얘기한다면, 이는 야구 규칙도 제대로 모르는 무지의 소치일까?
최근 Red Sox의 파이팅은 8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밤비노의 저주'를 무색케 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Schilling의 투혼은 단연 돋보인다.
신사적인 선수로 명성이 높던 A로드의 치졸한 플레이가 단순한 관람자의 기분을 망치기는 했지만, 오늘 경기는 참으로 인상적인 경기였다.
3연패 후의 3연승도 ML CS 역사상 초유의 일이라는데... 빨간 양말의 촌뜨기들이 밤비노의 저주를 넘어 3연패 후의 4연승이라는 '가을의 전설'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어쩌면, 전설은 이미 만들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속절 없는 3연패 뒤에도 좌절하지 않고, 연이은 연장전을 승리로 이끌어 내던 그 순간에 이미 Red Sox는 승리자고..., 그 승리는 실패에 좌절하지 않는, 끝까지 꿈을 잃지 않는 모든 이들의 승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