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천 꺽지낚시
남대천 꺽지낚시, 청징한 계곡서 낚는 '여름의 전율' | ||
[굿데이 2002-07-16 10:46] | ||
한계령을 넘어 양양 남대천에 닿는 순간 망설여진다. 어디부터 갈까. 모처럼 가족 동반으로 떠난 피서인 만큼 낙산이나 하조대 해수욕장부터 들러 바닷물에 뛰어들어야 정석이다. 그러나 남대천과 대면하면서 마음이 달라진다. 강물 한가운데에서 은어낚시 채비를 드리우고 있는 꾼들을 보는 순간 손이 근질근질해진다.
남대천은 백두대간에서 발원한다. 연어의 회귀천으로 소문난 이곳은 상류에 오염원이 전혀 없어 물이 유리알처럼 맑다. 남대천의 상류 어성전과 법수치리는 수심이 깊은 곳도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다. 바다가 이웃해 있어 계류낚시와 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피서낚시터' 가운데 최고로 꼽힌다.
남대천 피서낚시는 은어와 꺽지, 그리고 산천어가 유명하다. 이 가운데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 꺽지낚시다. 꺽지낚시는 채비도 간단하고 낚시 초보자도 릴을 던지는 요령만 익히면 손쉽게 할 수 있다. 또 적은 시간으로도 꿰미가 묵직해질 만큼 마릿수 조황을 보장하는 것도 매력이다. 양양에서 낚시점을 운영하는 강성욱씨(31)는 "남대천은 꺽지밭이라 부를 정도로 꺽지가 많다"고 말한다.
꺽지는 수심 50㎝ 내외의 유속이 느린 곳을 좋아한다. 강 중상류의 크고 작은 바위지대가 서식지로 모래가 깔린 곳에는 없다. 꺽지는 바위 옆이나 아래에 숨어 있다가 먹잇감이 나타나면 재빨리 낚아챈 뒤 은신처로 돌아간다. 공격성이 강한 육식성 어종으로 새우나 지렁이 등 생미끼가 나타나면 지나치는 법이 없다.
루어로 꺽지를 낚을 때에는 포인트를 찾아 이동하면서 낚시를 한다. 루어를 포인트 앞에 던지고 루어의 움직임을 보면서 줄을 감아들인다. 스피너 루어를 바닥에서 약간 띄워 끌어주면 루어가 회전하면서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포인트가 가까운 곳에서는 루어를 좇는 꺽지의 모습도 볼 수 있어 '눈으로 고기를 낚는 즐거움'도 있다. 남대천에서는 지렁이와 강도래(물잠자리 애벌레) 등 생미끼를 쓰기도 한다.
꺽지 루어낚시는 채비가 간단해 적은 투자로도 즐길 수 있다. 휨새가 좋은 울트라라이트급 낚싯대 2만2,000∼4만5,000원, 스피니싱 릴 1만5,000원∼4만원, 스피너 루어 2,000원, 1호 줄 1만원선이다. 4만∼5만원이면 꺽지낚시 출격 완료다. 오는 8월1일부터 금어기에 들어가는 은어는 양양 구다리 인근이 포인트. 살아 있는 은어를 미끼로 활용, 은어를 잡는 방법이 독특하다. 그러나 은어낚시는 은어를 다루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고 채비도 만만찮아 초보자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낚시다.
산천어낚시는 어성전부터 법수치리에 이르는 상류에서 많이 한다. 루어대를 사용하기도 하고 멋을 아는 꾼들은 플라이낚싯대를 이용한다. 로버트 레드퍼드가 제작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에 등장하는 멋진 장면을 떠올리며 자연과 하나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